무서운 꽃 (능소화)
능소화가 왜 무서운 꽃이냐면
능소화는 상당히 고가에 속하는 정원수로서
꽃이 아름다워서 인기가 있지만,
아주 조심해야 합니다.
님께서 지적하신 대로 이 꽃의 꽃가루에
독이 있다고 알려져 있으나 그런 것이 아니고,
사실은 꽃가루의 미세 구조가
갈퀴와 낚시 바늘을 합쳐 놓은 듯한 형태를
하고 있어서 일단 피부에 닿으면
잘 떨어지지 않고 염증을 일으키기 쉬운데,
특히 눈은 점액이 있고 습기가 있어서 일단
부착이 되게 되면 비비는 행동에 의해
자꾸 점막 안으로 침투하여 심한 염증을
유발하고,
심지어는 백내장 등 합병증에 이르기도 합니다.
그래서 실명한다는 속설이 따라붙게 되었습니다.
꽃가루 못지 않게 주의해야 할 점이
능소화에는 또 하나 있습니다.
무심코 이 꽃의 향기를 자꾸 맡게 되면 뇌의
신경세포가 파괴되어 버린다는 학설이 있으니,
더욱 조심해야 할 것입니다.
이 꽃이 정원에 있는 집에서는 반드시
가족들에게 위와 같은 사실을 충분히
주지시켜 놓을 필요가 있습니다.>
이 꽃을 ‘구중궁궐의 꽃’이라 칭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옛날 옛날 복숭아 빛 같은 뺨에 자태가 고운 ‘소화’라는 어여쁜 궁녀가 있었답니다 임금의 눈에 띄어 하룻밤 사이 빈의 자리에 앉아 궁궐의 어느 곳에 처소가 마련되었으나 어찌된 일인지 임금은 그 이후로 빈의 처소에 한번도 찾아 오지를 않았다
가장 깊은 곳 까지 기거 하게 된 빈은 그런 음모를 모르는 채 마냥 임금이 찾아 오기만을 기다렸다
않았는가 싶어 담장을 서성이며 기다리고,
권세를 누렸던 빈이었다면 초상도 거창했겠지만 잊혀진 구중궁궐의 한 여인은 초상조차도 치루어 지지
않은채 ‘담장가에 묻혀 내일이라도 오실 임금님을 기다리겠노라’
라고 한 그녀의 유언을 시녀들은 그대로 시행했습니다
더운 여름이 시작되고 온갖 새들이 꽃을 찾아 모여드는때 빈의 처소 담장에는 조금이라도 더 멀리 밖을 보려고
높게, 발자국 소리를 들으려고 꽃잎을 넓게 벌린 꽃이
피었으니 그것이 능소화입니다 덩굴로 크는 아름다운 꽃이지요. 아무튼 능소화는 세월이 흐를수록 더 많이 담장을
휘어감고 밖으로 얼굴을 내미는데 그 꽃잎의 모습이 정말
귀를 활짝 열어 놓은 듯 하다
길을가다 보면 아름다운 능소화가 담 넘머로 피어 있는 풍경을 볼때 아름다워 보이지만... 능소화에 슬픈 전설은 너무나 가슴이 아픔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