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5월이라니 !

벌써 5월이라니 !

싸릿골 0 9,063 2016.05.24 14:22

 

 

2016/05/01(일) -벌써 5월이라니- (2923)

 

나는 아직 4월의 설레임을 가슴 속에 간직하고 눈을 떴는데

오늘이 벌써 5월 초하루라니!

나는 해마다 5월이 되면 옛날 우리가 젊었을 때 상영된

< Great Walts>라는 영화의 한 장면에서

Johann Strauss(1825~1899)가 그의 애인과 함께 부르던

그 ‘사랑의 노래’가 떠오릅니다.

그 영화를 몇 번씩 보면서

그 노래와 가사를 기억하던 그 때의 나는 젊은 사람이었는데!

One day when we were young
One wonderful morning in May,
You told me, you loved me
When we were young, one day.
우리가 젊었던 그 아득한 옛날에
우리가 젊었던 어느 날
찬란하던 5월의 어느 아침
사랑한다고 그대는 내게 속삭였지
우리가 젊었던 그 어느 날

이 가사가 정확한 지 아닌지도 나는 모릅니다.

하도 오래 이렇게 기억하고 있어서 이젠 바로잡을 수도 없습니다.

독창회를 할 것도 아닌데 내가 그 가사에 신경을 쓸 까닭이 무엇입니까?

이 노래를 부를 때 내 흥을 깨지 않기 위하여

나는 이 노래를 앞으로도 이렇게 부를 겁니다.

정부가 5월을 가정의 달로 정하고 특히 5월 5일은 <어린이날>,

5월 8일은 <어버이날>로 삼아서 각종 행사가 벌어질 것입니다.

어른이 어른 노릇을 제대로 못하는 판국에 왜 <어린이날>이 있고,

어버이가 어버이 구실을 제대로 못하면서

<어버이날>을 제정한 것은 좀 웃기는 이야기가 아닙니까?

“잘해 보자는 뜻이다”라고 하면 나도 할 말은 없습니다.

Johann Strauss만이 5월에 사랑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누구나 사랑하며 살 수 있는 것이 인생입니다.

그리고 이제 늙어서 젊었던 한 때를 돌이켜 보니

사랑이 아름답게만 보이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청춘은 인생의 가장 괴로운 한 때일 수도 있습니다.

그 ‘가시관’을 벗고

그래도 오늘 나는 편하고 즐거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5월의 그 아침’이 그립습니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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