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

열대야

싸릿골 0 9,075 2016.08.03 06:32

 

열대야(熱帶夜, Tropical Night) 여름밤 불면의 대명사

열대야를 피해 서울 여의도 물빛광장 분수에 모여든 시민들

'더위 먹은 소 달만 봐도 허덕인다.'는 속담이 있다. 한낮이 너무 뜨겁다 보니 밤에 달만 봐도 놀란다는 말이다. 한 여름에는 가마솥 같은 폭염이 세상을 찜질하고 있다. 관측을 해보았다. 백엽상 온도는 32℃였다. 백엽상 옆의 아스팔트 온도는 49℃도까지 올라간다. 도로 위에 계란을 놓으면 프라이가 될 정도다. 수풀이나 잔디 위는 온도가 덜 올라간다. 그러나 도심지의 아스팔트는 기온이 쉽게 올라간다. 문제는 밤이 되도 잘 식지 않는다는 점이다. 낮에도 더위를 주체할 수 없는데, 밤에도 기온이 내려가지 않으니 견디기가 더욱 어렵다. 기상학에서는 이런 현상을 열대야라 부른다.

열대야의 정의

열대야(트로피컬 나이트)라는 말은 트로피컬 데이에서 나왔다. 낮 최고기온이 30℃ 이상인 한여름의 날씨를 ‘트로피컬 데이’라 부른다. 열대지방의 기온이라는 거다. 그런데 아침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이면 열대지방의 아침기온과 비슷하다. 그러다보니 열대야를 트로피컬 나이트라 부르게 된 것이다. 기상청에서는 2009년부터 열대야기준을 재정립했다. 그전까지는 일 최저기온이 25℃이상인 날을 기준으로 했다. 새로운 기준은 밤 최저기온이 25℃이상인 날이 열대야 날이다.

우리나라에서 열대야가 발생하는 경우는 북태평양고기압이 강하게 확장할 때다.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은 한낮에는 찜통더위를 가져온다. 밤에는 높은 습도가 복사냉각효과()를 감소시켜 기온이 내려가지 않는다. 고온다습한 무더위가 밤 시간에도 그대로 남는 것이다. 열대야가 발생하면 습윤한 열대 지역의 밤 기온과 비슷하다. 너무 더워서 사람이 잠들기 어렵고 고통스럽다. 그래서 더위를 나타내는 지표로 사용하기도 한다.

강릉에서 초열대 현상이 발생한 2013년 여름 풍경. 강릉 남대천 하구의 솔바람다리에는 더위를 피해 나온 시민들이 시원한 바다와 강바람을 맞으며 열대야를 보내고 있다.

최근에는 초열대야(, Super Tropical Night) 현상까지 우리나라에서 발생했다. 초열대야 현상은 밤 최저기온이 30도 이상인 것을 말한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온상승이 만들어낸 현상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1951년 8월 20일 광주에서 29.8도를 기록한 이래 단 한 번도 30도를 넘은 적이 없었다. 따라서 초열대야라는 용어 자체를 사용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2013년 8월 7일 처음으로 발생했다. 강원도 강릉시의 밤 최저기온이 30.9도를 기록한 것이다. 이 기온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초열대야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기록되었다. 참고로 초열대야는 지금까지 아열대나 열대기후구에서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열대야의 발생분석

열대야 현상은 여름장마가 끝나고 가을장마가 시작되기 전의 사이기간에 주로 발생한다. 7월말에서부터 8월 중순이 이 기간이 된다. 다른 지역과 달리 제주도는 아열대기후구의 특징을 보인다. 따라서 제주도는 8월말-9월 초순에 열대야 현상의 발생빈도가 다시 증가하기도 한다1). 최근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가 열대야 발생빈도의 변화를 가져왔다. 1990년 이후에는 시기적으로 늦장마시기에 열대야의 발생빈도가 감소했다. 그러나 장마휴지기 전후 시기에는 증가했다.

‘우리나라 열대야 현상 발생의 시·공간적 특징과 최근의 변화’, 최광용, 권원태,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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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6월 28일 기상청 보도자료(그림)을 보면 최근 10년 동안 열대야는 증가하고 있다. 특이한 것은 늦여름의 열대야 일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통계에서 사용한 10대 도시는 서울, 부산, 대구, 광주, 제주, 대전, 청주, 전주, 강릉, 춘천이다. 전국 45개 지역의 통계를 이용해 분석해 보니 열대야 일수가 가장 많았던 해는 1994년 이었다. 그 다음이 2013년이다.

<출처:기상청>

열대야가 가장 많은 도시는 서귀포. 내륙에서는 창원

한반도 연평균 열대야 일수<출처:기상청 한반도 기후변화 전망 보고서(2013)>

한반도의 연평균 열대야일수는 여름철 기온이 높은 남한에서 북한지역보다 높게 나타난다. 남한에서 연평균 열대야일수는 서귀포가 25.4일, 내륙에서는 창원이 15.3일로 최대다. 연간 10일 이상을 넘는 지역은 포항, 대구, 부산, 광주 등이다. 목포, 전주, 강릉, 서울 등은 연간 7일 이상의 발생빈도를 보이고 있다. 남한의 연평균 열대야일수는 최저기온이 높게 유지되는 남부 지역과 도시가 발달한 지역에서 높게 나타난다. 도시 지역에서도 도시화의 발달 정도에 따라 도심과 교외의 최저기온 차는 크게 나타난다.

북한지역의 연평균 열대야는 평안도와 함경도 이북에는 연간 1일 미만으로 열대야 발생이 매우 적다. 그러나 장전에서 3.4일 정도로 열대야 발생이 북한지역에서 최대를 보이고 있다. 해주(3.0일), 원산(2.3일) 등이 연간 1일 이상의 열대야 발생 빈도를 보인다.

열대야 미래예측

국립기상연구소의 미래예측에 의하면 열대야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한반도 열대야일수는 평균 연간 2.8일이다. 그러나 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가의 정도는 온난화가 완만하게 진행될 것이냐 급격히 진행될 것이냐에 따라 달라진다2). 완만하게 진행될 경우는 열대야갸 21세기 전반기에는 연평균 4.1일, 중반기에는 9.0일, 후반기에는 13.6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며, 급격하게 진행된다면 21세기 전반기 5.7일 중반기 16.6일, 후반기에는 37.2일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 글에서 ‘완만하게’는 RCP 4.5 시나리오, ‘급격하게’는 RCP 8.5 시나리오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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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21세기 기후변화 전망

남한만을 따로 떼내어 예측해보면 한반도 열대야일수 증가보다 더 많다. 남한지역이 북한지역보다 더 더우니 당연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남한지역의 열대야일수는 현재 평균 연간 3.8일 수준이다. 완만한 온난화 시나리오에서는 21세기 후반기까지 연 평균 22.1일 수준으로, 급격한 온난화 시나리오에서는 연 평균 52.1일로 급속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즉, 온난화가 급격히 증가하면 1년에 2달 가까이 이상이 열대야가 될 판이다.

RCP 4.5에 따른 남한의 21세기 기후변화 전망(괄호 안은 RCP 8.5에 따른 변화)

아래 표에 나와 있는 6개 광역시도의 연평균 열대야일수 변화 전망을 보자. 열대야 증가일수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곳이 부산이다. 현재는 서울보다 적지만 미래기후에서는 서울보다 더 많은 열대야일수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온도의 상승이 영향을 주는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은 2100년에 가면 최대 72일까지 열대야가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본다. 이것은 현재보다 무려 9배 가까이 증가한다는 뜻이다. 특이한 사항이 현재 인천은 연평균열대야 발생일수가 2일이다. 그런데 열대야 발생증가율은 21세기 후반기에 갈수록 급격히 상승한다. 세기말에 가면 대구보다 더 많이 열대야가 발생한다. 이것은 급격한 도시화와 함께 해수온도의 상승이 영향을 주는 것으로 판단된다. 광역시가 아닌 도의 증가율을 보면 뚜렷한 발생일수 증가율을 보이는 곳이 충청지역이다. 아열대기후로 바뀌면서 기온이 많이 상승하는 지역의 영향으로 판단된다.

16개 광역시도의 연평균 열대야일수 변화 전망 <출처:국립기상연구소>

열대야의 영향

가장 먼저 열대야증후군()을 들 수 있다. 수면 부족 때문에 나타나는 피로감과 집중력 저하, 두통, 소화불량 등의 여러 가지 증세를 말한다. 열대야가 발생하는 기상조건에 높은 습도가 있다. 습도가 높으면 땀이 기화하기 어려워 깊이 잠들지 못한다. 또 체온을 내리는 기능이 약해진다. 습도가 높다 보니 밤의 불쾌지수도 80이상이 된다. 불쾌지수가 80이상이면 신경이 예민해진다. 이로 인해 생활리듬이 깨진다. 기온의 영향도 크다. 사람들이 쾌적한 수면을 할 수 있는 온도는 18~20도이다. 밤의 기온이 25도가 넘는 열대야에서는 심부(내장)의 열을 외부로 발산하기 어렵다. 따라서 체내의 온도 조절 중추가 흥분된다. 일종의 각성 상태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잠을 자지 못하거나 자더라도 얕은 잠을 잔다. 수면 중에 자주 깨기에 난 후에도 온 몸이 뻐근하고 피곤하다. 낮 시간에는 졸리고 무기력한 상태가 된다. 덥다 보면 사람들은 선풍기나 에어컨을 가동한다. 이럴 경우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노약자나 장기질환자(심혈관질환자, 호흡기질환자 등)들에게 열대야는 큰 위험이다. 체력이 급격히 저하되면서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열대야가 가장 심한 영향을 주는 것은 수면이다. 을지대병원 정신과 유제춘 교수는 “수면은 특히 기온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기온이 높으면 잠자는 동안 체내 온도 조절 중추가 발동하면서 중추신경계가 흥분돼 몸을 자꾸 뒤척이게 되고 깊은 수면을 취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열대야로 인해 잠을 못 자는 시간이 늘면 정서적으로 불안해진다. 불면의 밤이 계속되면 낮 졸림증이 나타난다. 잠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인 몸과 뇌의 회복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열대야 불면증에서 나타나는 낮 졸림증은 일상적인 졸림증과 다르다. 회의시간, 운전, 중요한 업무 처리 중에도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잠들 수 있다. 낮 졸림증의 가장 큰 문제는 사고 위험이 커진다는 것이다. 도로교통공단의 조사에 따르면, 평상시에는 졸음운전이 새벽 시간 대에 가장 많은데, 휴가철에는 무더운 날씨와 열대야로 인한 피로감 등으로 오후 2~4시에 최대치가 나온다고 한다.

열대야를 이기는 방법

열대야가 발생하면 인체의 중추신경계가 흥분해 잠을 자지 못하거나 자주 깬다. 이로 인해 다음날에 졸리고 피로한 ‘수면지연증후군’이 나타난다. 열대야 속에서 쾌적하게 잠자는 방법은 무엇일까?

의학자들은 섭씨 18~20도가 최적 수면온도라고 한다. 그러나 에어컨의 온도를 여기에 맞추면 추워서 잠잘 수 없다. 바깥 기온이 25도라고 해도 보통 아파트 실내기온은 30에 가깝다. 따라서 밤에는 25도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무난하다. 다만 에어컨을 계속 가동하면 습도가 낮아져 감기에 걸리기 쉽다. 수분 방출이 많은 벤자민 고무나무 등의 화분을 갖다 놓으면 습기 조절에 도움이 된다. 선풍기는 바람을 직접 쐬지 않고 벽 쪽을 향하게 튼다.

초저녁에 30분 정도 가볍게 운동하는 것이 숙면에 도움이 된다. 미지근한 물로 샤워하는 것이 좋다. 찬물로 목욕하면 체온이 더 올라갈 수 있다. 따뜻한 물줄기로 어깨와 목덜미 등을 자극하면 피로 회복에 특히 좋다. 아침에 일어나 목욕탕에 가서 냉온욕을 하는 것도 좋다. 족욕으로 냉온욕을 하는 것도 열대야를 이기는데 도움이 된다. 40도의 물에 무릎 아래를 5분 정도 담근다. 그런 다음 16도의 물에 다시 5분 담근다. 이것을 4, 5회 되풀이 하는 것이다. 만일 이를 철저하게 실천했는데도 수면부족을 느낀다면 의사에게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을지대병원 최경숙 교수는 “심각한 경우 전문의에게 수면유도제를 처방받아 복용해 불면증이 오래 지속되지 않도록 하는 것도 도움 된다. 너무 찬 음식이나 과도한 냉방을 피하고, 적절한 영양 보충과 수분, 비타민 섭취 등 수면을 도울 수 있는 생활습관을 갖는 것도 좋다.”라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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